‘제78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 유가족이자 재일동포 3세인 음악가의 특별한 연주가 울려 퍼진다.
제주도는 오는 4월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추념식 추모공연에서 소해금 연주가 량성희씨(38)가 무대에 오른다고 29일 밝혔다.
바리톤 고성현·건반 이경민씨와 함께 가곡 ‘얼굴’을 연주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소해금은 북한에서 해금을 현대적으로 개량한 현악기로,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다. 이번 공연은 4·3 유족인 량씨가 고향을 처음 방문해 선보이는 연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량씨는 일본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에서 11년 동안 악장을 맡은 실력파다.
량씨의 3대에 걸친 가족사는 제주와 한반도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압축하고 있다. 증조부 양달하(1897년생)를 포함해 친척 5명은 1947년 몰살당했으며, 사후 4·3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량씨의 조부 양문평은 1941년 일본에 의해 북해도 탄광으로 강제징용됐다. 해방 이후에도 고향 제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오사카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야 했다.
량씨는 아버지와 형제, 친지들과 함께 추념식 하루 전인 2일 제주를 찾아 옛 고향 마을을 둘러보고, 4·3평화재단에서 증조부의 희생 기록을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조부가 강제징용으로 한국을 떠난 지 85년 만의 귀향이며, 증조할아버지가 4·3 당시 희생당한 날을 기준으로 79년 만의 제주 방문이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4·3 희생자 추념식은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정부 및 국회 관계자, 도민 등 2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KBS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