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우원식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들 참석
고계순 어르신 유족사연 소개, 장내 눈물 바다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거행됐다.
유족과 도민 1만여명이 운집한 이날 추념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광완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김지철 충청남도 교육감과 주제주 중국·일본·르완다 외교공관 대표도 함께 했다.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를 슬로건으로 한 올해 추념식은 식전행사와 본 행사로 나눠 진행됐다. 식전 행사로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의례가 진행된 후, 4.3평화합차안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의 합창이 이어진다. 도립무용단에서는 진혼무를 펼쳐졌다.
이어 오전 10시 정각, 제주도 전역에 1분간 추모 묵념 사이렌이 울려펴지며 추념식 본 행사가 시작됐다.
본행사는 △묵념 △기념영상 △이재명 대통령의 참배 영상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창범 4.3유족회장의 인사말 △경과보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의 추념사 △유족사연, 영상 △추모공연 △합창 △유족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첫 순서로 첼로 선율과 동박새 소리가 어우러진 추모 음악에 맞춰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 "4.3정신, 전 세계가 인정...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추념사를 통해 "제주4.3의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역사적 사명"이라며 추가적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명예회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제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국가폭력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4·3사건 진압공로 서훈에 대한 취소 근거를 마련하고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히셨다"면서 "4·3의 여정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4·3의 진실을 마주하고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역사적 사명이다"며 "국민주권정부는 4·3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4·3희생자와 유족 여러분의 명예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4·3특별법을 만든 김대중 정부, 정부 차원에서 첫 공식사과를 드렸던 노무현 정부, 4·3희생자 보상 근거를 법제화했던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3 기록물 1만 4천여 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쾌거, 4·3의 아픔을 담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한 것에 대해 의미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는 진실, 화해, 상생의 가치로 승화된 4·3의 정신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4·3의 역사를 끝까지 기억하고 기리고 되새기면서, '평화'와 '인권'이라는 가치 위에 더 큰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서 끝까지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제주4.3 왜곡 시도 단호히 대응...유해 발굴.신원확인 모든 노력"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추념사를 통해 "제주4·3이 인류가 기억해야 할 보편의 역사"라며 제주4.3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4·3이 인류가 기억해야 할 보편의 역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기억을 포기하지 않았던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의 용기 덕분"이라며 "제주4·3의 진실을 기억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며 비극을 넘어서며 희망의 역사로 이어가는 일.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오랜 세월 뒤틀려 있던 가족관계를 비로소 바로 세우는 첫 결실이 있었다"며 "친생자관계 확인 신청 230건을 포함해, 혼인관계나 양친자관계 등 잘못된 가족관계 정정을 요청한 전체 건수는 509건에 이르는데, 제주도는 사실상의 가족관계를 신속히 확인해 억울한 유족의 올바른 이름을 돌려드리겠고, 가족관계 정정 이후의 보상금 지급 절차도 책임 있게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도는 그동안 제주4·3평화재단과 협력해 찾을 수 있는 분부터 반드시 찾는다는 원칙으로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4.3평화공원에는 시신을 찾을 수 없는 희생자 표석, 4138기가 설치돼 있는데, 제주도는 마지막 단 한 분까지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유해 발굴과 신원확인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4·3을 왜곡하고 훼손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오 지사는 "이번 제주방문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시효를 없애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셨다"며 "이 땅에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4·3의 진실을 규명하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하며,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고 훼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켜낸 제주4·3의 진실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기억될 수 있도록 제주도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진실을 향한 제주의 여정에 도민 여러분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 "피눈물의 외침은 세계인이 공감하는 역사가 됐다"
김창범 4·3 희생자유족회장은 “강요된 침묵의 세월을 견뎌내며 처절하게 몸부림쳐 온 절규는 4·3의 진실을 깨우는 원천이 됐고, 함께 흘린 피눈물의 외침은 세계인이 공감하는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로 쓰인 역사는 숨길 수도 없고 왜곡될 수도 없는 것이 역사의 이치”라며 “아물지 않은 상처에 더 이상 폭력의 칼을 꽂지 못하도록 4·3 특별법과 국가유공자법, 상훈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고계순 할머니 사연 소개되자 눈물 바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2월 수십 년 만에 가족관계를 바로잡은 고계순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됐다. 고 할머니가 아버지의 이름을 되찾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4·3의 완전한 해결이 갖는 의미를 전했다. 아버지의 영정을 마주한 고계순 할머니는 한 맺힌 지난 세월의 심경을 토로하며 오열하자 유족들도 흐느끼면서 장내는 눈물 바다를 이뤘다.
이어 추모공연으로 재일 제주인 4·3유족 량성희의 소해금 연주와 바리톤 고성현의 가곡 ‘얼굴'이 울려퍼졌다.
제주도립합창단, 4·3평화합창단, 어린이합창단이 함께한 마지막 무대공연은 '잠들지 않는 남도' 대합창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추념광장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록물 전시 공간이 마련됐으며,어떻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한 유가족 DNA 채혈 부스도 함께 운영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