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 욕설 까지
수 차례 정면 충돌 반복
양측 긴장 최고조
진입 차단에 가로막기
제78주년 제주 4·3사건 추모일인 3일 오전,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 앞에서 상반된 입장의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며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부터 4·3어린이체험관 앞에서는 제주애국우파청년단체(이하 우파청년단체)와 민주노총 제주본부 4·3기념사업위원회(이하 4·3기념사업위)가 각각 집회를 진행했다.
긴장은 집회 초반부터 고조됐다. 우파청년단체 측 집회 차량이 현장에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4·3기념사업위 측이 차량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집회를 보장하라”는 항의와 “어디서 4·3을 모독하느냐”는 반발이 맞서며 참가자들이 몰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고 몸이 부딪히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차량 이동을 둘러싼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양측 참가자들이 밀고 당기는 상황이 반복됐고 여러 차례 충돌이 이어졌다.
특히 우파청년단체 측이 차량을 이용한 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하자, 4·3기념사업위 측이 승합차로 앞을 가로막고 시야를 차단하면서 현장 긴장이 더욱 높아졌다.
확성기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졌다. 우파청년단체가 차량을 통해 발언을 이어가자 4·3기념사업위 측이 인접한 위치에서 더 큰 음량의 스피커를 사용해 소리를 덮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현장에는 고성과 욕설이 뒤섞이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현장에는 양측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도 내걸렸다. 우파청년단체 측은 “제주 4·3은 공산 폭동이다”, “남로당 제주도당에 희생당한 박진경 연대장, 이도종 목사 외 1764분의 명복을 빈다”, “제주 4·3원흉 남조선 노동당 제주도당 군사부장 김달삼” 등의 문구를 게시했다.
이에 4·3기념사업위 측은 “4·3항쟁 왜곡·폄훼 처벌”, “4·3특별법 개정으로 처벌하라”, “4·3왜곡 처벌법 즉각 제정” 등의 문구로 맞섰다.
경찰은 양측 사이에 인력을 배치해 물리적 접촉을 차단하고 집회 차량 주변과 대치 지점에 집중 배치해 추가 충돌을 제지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민 A씨는 “추모해야 할 날에 이런 충돌이 벌어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며 “가슴 아픈 날인 만큼 경건한 마음으로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사전 신고 단계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우파청년단체는 추념식 당일 평화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하며 “4·3을 국가폭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왜곡”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 4·3 범국민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미 한 달 전 평화공원 일대 집회 신고를 마쳤음에도 추가 집회를 허용한 것은 문제”라며 경찰 대응을 비판하고 해당 집회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집회 방해나 폭행 등이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