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쉰들러'로 일컬어지는 제주4.3의 의인 문형순 경찰서장의 일화가 스크린에 담긴다.
영화제작사 에이치필름은 경찰영웅 문형순 서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부당하므로 불이행>(가제)을 제작한다고 6일 밝혔다.
문형순은 성산포 경찰서장이었던 4.3 당시 예비검속자를 처형하라는 공문에 '부당하므로 불이행'이라는 글을 적고 반송함으로써 주민 300여명을 구한 인물이다.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할 위기에 처해진 유대인을 구한 쉰들러에 비교되며 '한국의 쉰들러'라고 불려왔고, 4.3 70주년이었던 2018년 '올해의 경찰 영웅', 2019년에는 아시아태평양 국제 비정부기구가 수여하는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영화를 기획하고 각본을 쓴 고훈 감독은 "일반 공동묘지에 묻혀 있는 문형순 서장의 무덤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언젠가 이 분의 이야기를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집필 배경을 밝혔다.
고 감독은 "문형순 서장의 유해가 호국원에 안장 되던 날, 당시 살아 남았던 생존자의 인터뷰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고, 그날부터 곧바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 영화는 한 경찰을 영웅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참극을 막은 경찰의 시선으로 제주 4.3을 새롭게 보려는 것"이라며 "피해자 중심의 서사를 넘어 4.3 콘텐츠의 다양성을 시도하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제작과 프로듀서를 겸하고 있는 고혁진 대표는 "영화 <지슬> 이후 4.3을 영화화하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져왔지만 경찰의 시선에서 바라본 4.3은 이 영화가 처음"이라며 "이런 시도는 4.3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에 있어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부당하므로 불이행 했던 한 경찰관의 행동이 비단 80여년 전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고훈 감독은 제주 출신으로 영화 <어멍>, <그날의 딸들>에서 해녀와 4.3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고, 고혁진 대표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등 4.3을 비롯한 제주적 소재로 영화를 꾸준히 제작해 왔다.
영화 개봉일자는 4.3 80주년을 맞는 2028년으로 잠정 계획했다. 4.3 80주년을 맞아 국민들이 영화를 통해 4.3의 의미뿐만 아니라 영화적인 재미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부당하므로 불이행>은 2024년 제주콘텐츠에서 주최하는 시나리오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제주 다양성영화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제작비를 지원받게 된다.
제작사 측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계에서 경험이 풍부한 제주 출신의 영화인들이 합작하는 4.3 영화로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원금액만으로 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올해 제작이 완성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시민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다면 영화가 완성되고 극장에 걸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