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식 고소, 수사 중단해야...4.3왜곡 처벌 특별법 시급"
올해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 당일 발생한 일부 극우세력의 4·3 왜곡 행위와 관련해, 이를 저지하려 했던 인사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제주 시민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은 7일 오후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는 제78주년 4·3희생자추념식 당일 발생한 4·3 왜곡 행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해당 극우세력이 고소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추념식장 인근에서는 일부 극우단체가 “4·3은 김일성이 일으켰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4·3 왜곡 집회를 시도했다. 이에 4·3 관련 단체 회원 등이 강력히 항의하며 제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4·3 역사 왜곡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도, 경찰이 4·3 왜곡 집회를 허용한 데 이어 오히려 이를 막으려 했던 인사에 대한 고소와 조사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내 4·3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소하는 적반하장식 상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를 비롯해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등 제주지역 5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7일 성명을 내고 “4·3추념식을 훼방한 4·3왜곡 세력의 적반하장식 고소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4·3왜곡 행위를 제지한 사람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4·3추념식은 국가가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가장 엄숙한 국가행사”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일부 극우세력은 추념식장 주변에서 대형 깃발과 현수막, 확성기 등을 동원해 4·3을 왜곡·폄훼하고 행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왜곡 행위를 제지했던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현실에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유족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희생자와 유족들이 겪는 모욕과 충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왜곡 행위를 제지했다”며 “그러나 왜곡 행위의 당사자들이 오히려 고소를 제기한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이며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법 집행은 4·3왜곡과 추념식 방해 행위를 외면한 채 이를 막으려 했던 사람들에게 향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은 추념식을 방해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왜곡 세력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추념식장 인근에서 진행된 4·3왜곡 집회를 막지 못해 유족들이 다시 한번 모욕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공권력은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보호와 국가추념식 질서 유지라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3은 결코 왜곡과 폄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경찰은 왜곡 행위를 제지한 사람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추념식을 방해한 세력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4·3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거듭 제기됐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태는 4·3왜곡과 희생자·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실효성 있게 막기 위한 4·3특별법 개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준다”며 “국회는 더 이상 4·3특별법 개정을 미루지 말고 4·3왜곡과 희생자·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