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남 전 제주도자치경찰단장 「4·3사건과 제주도인민유격대, 1764」
1차 사료와 사적 기록으로 본 제주4·3의 다각적 맥락
제주4·3사건의 다각적인 이해와 실증적 기록을 다룬 신간이 출간됐다.
박기남 전 제주특별자치도자치경찰단장이 신간 「4·3사건과 제주도인민유격대, 1764」를 발간했다.
이번 신간은 4·3사건을 공권력 피해 중심으로 보는 기존 시각과 함께 무장대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희생 기록도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집필됐다.
책 제목의 ‘1764’는 2003년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집계된 남로당 좌익 무장대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수로, 전체 희생자의 12.6% 규모다.
저자는 남로당 무장대의 내부 기록인 ‘제주도인민유격대 투쟁보고서’와 1948년 8월 김달삼이 해주 남조선인민대표자회의에서 발표한 연설문 원문을 수록하고 영문으로 직접 번역해 함께 실었다.
사료에는 장전리 대청단 간부 습격, 명월리·금악리·도두리·서흥리 습격, 입산 거부자 살해, 이도종 목사 생매장 살해 등 당시 무장대가 저지른 구체적인 민간인 피해 사례가 기록돼 있다. 김달삼의 연설문은 5·10 총선거 방해가 무장봉기의 주요 목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당시 9연대장 박진경 대령에 대한 기존 평가와 관련해 언론 보도와 증언을 바탕으로 사실관계 검증을 시도했다.
박 대령이 남로당 간부를 석방한 기록, 채명신 장군이 증언한 지휘 방침, ‘30만명 희생설’ 발언의 출처가 당시 한성일보 보도상 암살범 측 변호사의 주장이라는 점 등을 제시하며 교차 분석을 내놓는다.
또한 박 대령 암살 역시 연대 병력 800여명 중 400여명에 달했던 남로당 프락치 세력에 의해 실행됐음을 암살자 손선호 하사 등의 기록을 통해 지적한다.
저자는 1949년 무장대의 침입으로 친척이 사망하고 부친이 해병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가족사를 밝히며 무장대 희생자 역시 역사적 기록 안에서 함께 기억돼야 함을 피력한다.
1차 사료 제시와 영문 번역을 통해 4·3사건을 다각도로 파악하고 학술적 논의의 폭을 넓히고자 한 시도가 담긴 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