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무대가 지역 현안보다 당내 계파 갈등으로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주4.3과 제2공항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은 뒷전으로 밀린 채 후보들의 상대 진영을 향한 공세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북로에 위치한 헤리티크 제주에서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제주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이날 연설회는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나 향후 청사진보다 당내 계파 간 대립과 상대 진영을 겨냥한 공방이 두드러졌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사전 협의에 따라 서미화, 이성윤, 한민수, 김영호, 김용, 최민희, 박선원, 임미애 후보 순으로 연설에 나섰다.
통상 민주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는 각 지역 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해당 지역의 현안을 언급하고, 당 차원의 지원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주요 전략으로 활용돼 왔다.
특히 제주에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비롯해 제주 제2공항,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미래산업 육성 등 중앙 정치권과 집권 여당의 역할이 요구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날 연설회에서는 이 같은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나 향후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후보들이 제주와의 인연이나 제주 관련 활동 및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지역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후보들의 연설에서는 최근 당내에서 갈라진 진영을 둘러싼 공방과 상대 후보 및 진영을 겨냥한 강도 높은 발언이 잇따랐다.
특정 후보를 비판하거나 상대를 겨냥한 성토의 수위가 장내 지지자들로부터 더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연설회 진행 과정에서 사회자가 틈틈이 '연호와 함성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지자들의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특정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해당 후보의 지지자로 보이는 당원들이 한꺼번에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등 다소 어수선한 장면도 연출됐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제주 합동연설회에 이어 오후 4시에는 인천에서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인천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오후 6시를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