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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주일보

제주4.3 비극의 현장...다랑쉬굴 '국가문화유산 된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위원회 심의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국가유산청은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소재 다랑쉬굴은 주민들의 피난처이자 토벌대에 의해 학살이 자행된 역사적 공간으로, 유물이 현존하고 있으며 굴 자체의 원형 보전성도 높아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다랑쉬굴은 30일간의 등록 예고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

다랑쉬굴은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들이 숨어 지냈다가 군경 토벌대에 발각된 곳이다.

동굴에 숨은 주민들이 나오지 않자, 토벌대는 메밀짚과 잡풀로 불을 피워 동굴에 집어넣었다. 아홉 살 아이와 여자 셋을 포함해 양민 11명이 연기에 질식, 굴 안에서 숨졌다.

사건 발생 다음날 이곳을 찾은 종달리 한 주민은 연기에 질식된 사람들이 눈·코·귀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을 참지 못해 돌 틈이나 바닥에 머리를 박고 숨져 있는 참혹한 장면을 목격했다.

비극은 양민 학살로 끝나지 않았다.

사건 발생 44년이 지난 1992년 4월 1일 다랑쉬굴과 유해가 발견됐지만, 정부는 4·3의 참상이 알려 질까봐 유족들을 압박했다.

유족들은 합동묘역을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정부의 조직적인 개입과 사건 은폐로 유해는 발굴 45일 만에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당시 북제주군은 다랑쉬굴이 4·3의 순례지가 되지 않도록 입구에 시멘트 쏟아 부어 봉인해 버렸다.

국가 권력에 의해 조직적인 은폐가 벌여진 결과, 4·3진상규명 운동이 가속화됐고 되레 4·3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40년 넘게 금기시되며 침묵 속에 가려져 있던 굴 내부가 공개되면서 집단 학살의 실상과 명예회복 운동에 불을 지핀 기폭제가 됐다.

제주4·3 연구자들은 동굴 내부에는 무쇠솥과 숟가락, 그릇, 가죽신, 안경, 니켈도금 이빨 등 각종 유물이 있지만 많이 부식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랑쉬굴에 대한 4·3성역화 사업과 함께 유물 보존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 주민들의 피신과 집단희생의 아픔이 남아 있는 역사적 현장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최종 등록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2022년 학교법인 이화학당을 설득해 법인이 소유한 다랑쉬굴 일대 사유지 3필지 2만5124㎡를 매입, 위령·추모 공간 설치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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