섯알오름 예비검색 희생자를 위무하는 합동위령제가 19일 열렸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76주기 위령제가 이날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백조일손묘역에서 봉행됐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8월 20일,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일제강점기 탄약고 터에서는 모슬포경찰서에 의해 예비검속된 민간인들이 집단 학살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희생자 시신은 6년이 지난 1956년 5월 18일에 이르러서야 수습할 수 있었으며, 그 수만 132구에 달했다. 시신을 수습한 후손들은 ‘조상은 100명이 넘지만, 자손은 하나’라는 뜻으로 ‘백조일손지지’라는 비석을 세우고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이번 위령제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하고, 백조일손유족회와 섯알오름사건 행불유족회가 주관했다.
행사는 식전행사인 섯알오름 제례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주제사, 추도사, 시낭송,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위성곤 지사는 “예비검속이라는 국가폭력의 상처는 반세기가 훌쩍 넘어도 유가족들의 삶에 짙은 그늘로 남아 있다”며 “그럼에도 유가족들은 서로를 보듬는 연대와 상생의 힘으로 침묵 속에 묻힐 뻔한 역사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4.3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4년 만에 제9차 제주4.3희생자 유족 추가신고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단 한 분의 희생자도 역사 앞에서 누락되지 않고, 단 한 분의 유족도 명예를 회복하는 길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신고 접수부터 심사까지 세심하게 살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영우 백조일손유족회장은 “우리가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전하는 한 백조일손의 역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굳건히 걸어가겠다”고 역설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이제 4.3은 세계가 함께 기억해야 할 평화와 인권의 교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4.3과제들을 정의롭게 해결해 나감은 물론, 섯알오름의 희생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온전히 이행할 때까지 정의로운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유족회가 건립한 ‘제주 예비검속 백조일손 역사관’을 올해 증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