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 사업이 입법·사법·행정부의 후원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국회에 2년째 계류중인 4·3 특별법 개정안처럼 역사 왜곡 행위 처벌 규정 신설, 신속한 유족 심사·결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신속한 유족 심사·결정은 유족들의 고령화를 고려할 때 미룰 수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결정권을 쥔 국무총리실 산하 4·3 중앙위원회의 인력 부족 등 내부 사정으로 심사가 지연되면서 유족들의 민원이 적지 않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2년 전 4·3 중앙위원회의 유족 심사·결정권을 제주 4·3 실무위원회로 이관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희생자 판정을 받은 그 가족의 유족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유족 상당수가 80·90대의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설득력 있는 조치다. 그런데 행안부의 부정적 입장이 걸림돌이다. 행안부는 4·3 특별법상 희생자·유족 명예 회복이 국가 책무여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행안부가 4·3 중앙위원회 운영 활성화를 통한 신속한 유족 결정을 약속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긴 힘들다. 희생자·유족 결정이 진보 정부 땐 속도를 낸 반면 보수 정부에선 홀대를 당하는 등 정권 성향에 따른 부침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 제안처럼 4·3 중앙위의 지도·감독하에 유족 심사 결정 업무를 제주 실무위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령인 유족들이 생전에 명예를 신속히 회복하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후원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