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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주의소리

“4.3 아카이브 기록관, 유사 공간과 역할 분담 먼저”

기록관 건립 타당성 용역 착수보고회 9일 개최

4.3국제평화문화센터와 중복 문제 선결 지적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제주 공약인 ‘4.3 아카이브 기록관’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에, 비슷한 공간과의 역할 분담부터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은 9일 열린 ‘제주4.3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 자리에서 나왔다.

4.3 아카이브 기록관은 지난해 4월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 1만4673건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시설이다.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가운데, 제주지역 7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민선 9기 제주도정의 100대 정책 과제로도 반영됐다.

일단 첫 번째 단계로 2억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은 재단법인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주관한다.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은 다른 4.3 시설인 ‘4.3국제평화문화센터’도 기본계획 용역을 담당한 바 있다. 4.3국제평화문화센터는 4.3평화공원 부지 안에 자리 잡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용역진은 4.3 아카이브 기록관이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기록물 관리 기관임을 강조하면서, ▲보존·관리체계 구축 ▲디지털 아카이브 전환 ▲개방형 문화·교육공간 구축이라는 성격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명시된 시설 기준을 참고해, 아카이브 기록관은 지상 2층 규모의 신축 건물에 연면적 4200㎡로 제안했다. 부지는 최대 5곳까지 두고 최적의 장소를 살피고 있다.

용역진은 기록관 건립 자문위원회를 비롯해 유족, 관련 종사자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제주도와 4.3평화재단과 협의하면서 12월 안으로 최종 의견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착수보고회는 박경훈 기록관 건립 자문위원장(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박찬식 전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4.3추가진상조사보고서 집필진), 김창후 4.3연구소장, 강덕환 제주4.3평화공원 및 평화기념관 운영위원장, 박민희 제주학연구센터 위촉연구원,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유원건축사사무소 등이 참여했다.

착수보고회 참가자들은 아카이브 기록관이 대통령 공약이지만, 기획예산처 등 정부 부처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경제적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그래서 기존 4.3 시설과 기능이 중첩되는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만, 사업을 추진하는데 무리가 없다는데 뜻을 모았다.

현재 4.3평화공원에는 ▲4.3평화기념관 ▲4.3평화교육센터(어린이체험관)가 운영 중이며, 추가로 ▲4.3국제평화문화센터 ▲4.3트라우마치유센터가 현재 건립 중이다. 국제평화문화센터와 트라우마치유센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4.3평화공원 활성화 사업’의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평화문화센터와 아카이브 기록관을 비교하면 역할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것. 국제평화문화센터에는 “메타버스관, 평화문화예술 교류공간, 디지털 아카이브, 교육체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앞서 용역진이 언급한 아카이브 기록관의 역할을 감안하면 두 공간은 상당히 비슷한 기능을 공유하는 셈이다.

착수보고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지적됐다. 타당성을 최종 판단하는 정부 부처가 과연 두 공간의 차이점을 물었을 때 제주도가 확실하게 답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참가자들은 제주도, 제주4.3평화재단, 용역진이 머리를 맞대고 아카이브 기록관과 국제평화문화센터,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평화기념관까지 시설 간의 기능 구분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여기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4.3기록물 1만4673건 가운데 95%가 ‘제주도의회 4.3피해 신고서’인 만큼, 충실한 콘텐츠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아직 등재되지 못한 민간(4.3연구소 등) 기록물에 대한 관리도 원활하게 협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변영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제주 4.3기록물은 4.3의 진실과 역사, 화해와 상생의 과정을 담은 소중한 기록유산”이라며 “유족과 전문가, 도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최적의 건립 방향을 마련하고, 4.3의 기록과 평화·인권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하는 기록문화 거점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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