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링컨센터에서 영화 ‘한란’, ‘내 이름은’ 상영
자카르타에서 제주4·3과 해녀 주제로 특별전 개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의 세계화를 위한 시동이 본격화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화해와 상생을 추구하는 제주4·3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키기 위해 국제 전시와 국제포럼,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뉴욕에서 4·3영화 상영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지난 7월 12~16일 뉴욕아시안 영화제와 연계해 제주4·3 영화 상영과 특별 전시가 열렸다.
행사 기간 1200여 명이 관람객이 방문해 4·3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화를 본 미국인들은 “제주4·3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관심을 보였다.
링컨센터 상영관에서는 4·3으로 잿더미가 된 마을에 남겨진 딸(해생)을 찾아 나서는 어머니의 간절한 여정이 담긴 영화 ‘한란’과 4·3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내 이름은’이 상영됐다.
앞서 관람객들은 도슨트의 해설로 전시를 둘러보며 제주4·3의 발생 배경과 전개 과정, 당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미군정 시기의 역사적 상황을 알게 됐다.
김상호 주뉴욕대한민국총영사는 “제주의 붉은 동백꽃이 뉴욕 링컨센터에 피어나면서 제주4·3의 진실과 희생의 기억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세계와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4·3의 메시지가 미국 사회에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현지 공관과 교민사회 등 주요 인사들이 4·3특별전에 대한 호응도가 높고 관심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전시·영화·문화예술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해외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자카르타 제주4·3 전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KOREA360 아트리움에서 지난 5월 12~18일 ‘기억의 섬, 삶의 바다’를 주제로 4·3특별전이 열렸다. 제주4·3을 동남아시아권에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카르타 특별전은 제주4·3의 역사적 진실과 화해·상생의 가치, 제주해녀가 이어온 공동체의 삶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자리가 됐다.
‘제주의 이야기’ 토크쇼에서 양성홍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은 4·3당시 행방불명된 후 광주교도소 옛 터에서 할아버지(양천종)의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 등 4·3이 남긴 상처와 유족의 오랜 기다림을 증언했다.
또한 문영월 북촌어촌계 해녀회장은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해녀의 일상과 물질을 통한 공동체 문화, 세대를 이어 전해진 여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오사카 제주4·3 특별전
지난해 12월 16~19일 일본 오사카 국제교류센터에서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렸다.
이번 특별전은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과정,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의 노력, 일본 내 제주4·3 희생자 추모와 연대의 발자취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형무소에서 보내온 엽서, 도의회 4·3 피해신고서 등 주요 등재 기록물 전시와 4·3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한 유족 유전자 채취와 국가 보상금 신청 안내도 진행됐다.
오광현 재일본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주4·3의 진상규명 과정은 계속돼야 한다며, 일본에서도 미래세대가 4·3을 기억할 수 있도록 위령제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파리 제주4·3 특별전
자유·평등·박애를 전 세계에 전파한 프랑스 파리에서 제주4·3의 진실과 화해를 알리는 국제 특별전이 열렸다.
지난해 4월 9~15일까지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특별전에서는 주프랑스한국대사관과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파리한글학교 관계자를 비롯해 교민사회에서 제주4·3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오페라 ‘순이삼촌’에서 예술총감독과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강혜명씨의 아리아 공연과 4·3당시 학살현장인 정방폭포를 배경으로 한 이명복 작가의 ‘기다리며(2015)’ 작품을 엽서로 제작해 프랑스인들에게 제주4·3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전에 참석한 ‘순이삼촌’의 현기영 작가는 “제주4·3의 기억과 기록물은 국가폭력의 비극을 극복한 도민들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일열 주프랑스한국문화원장은 “제주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전 세계 평화의 모토가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4·3을 해결한 제주도민의 노력을 높이 샀다.
■ 로마에 울려퍼진 4·3 진혼곡…음악으로 ‘평화’ 알렸다
제주도의회가 제주4·3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나섰다.
제주4·3의 아픔과 화해를 담은 평화의 메시지가 지난해 6월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장엄한 레퀴엠(Requiem·진혼곡)으로 울려 퍼졌다.
바티칸과 인접한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열린 ‘제주4·3 평화레퀴엠’은 제주4·3 평화레퀴엠 추진위원장인 한동수 제주도의회 의원의 사회로 막을 열었다.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이 작곡한 진혼곡은 가톨릭 레퀴엠의 전통과 제주여성들의 애환이 담긴 자장가 ‘웡이자랑’과 제주바다, 집단적 상실의 기억을 결합했다.
제주 출신이자 4·3유족인 부종배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오페라극장 성악가가 연출을 맡은 가운데 로마오페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 40명과 어린이 합창단원 6명,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합창단원 32명 등으로 구성된 ‘복스 인 아르떼 앙상블’과 제주 어린이 13명으로 구성된 중창단 ‘제주 유스코러스’가 협연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로마 시민 알프레도씨는 “가톨릭 미사와 한국 문화가 혼합된 흥미로운 공연을 접했다”면서 “평화를 지향하는 제주4·3의 가치도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로마 공연을 계기로 한권 의원은 지난 2일 445회 임시회에서 가톨릭교회가 주관하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방한하는 레오14세 교황에게 제주 방문을 공식 건의하는 범도민적 활동을 제안했다.
한 의원은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했고, 로마의 대성당에서 4·3평화 레퀴엠 공연이 열렸다”면서 제주4·3과 교황청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레오14세 교황의 제주 방문을 위한 도민사회 공감대 확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