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우종희 기자]제주4·3의 기억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문효진 작곡가의 창작곡 ‘제주4·3 평화 레퀴엠(Peace Requiem for Jeju 4·3)’이 오는 21일 오후 7시(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 불가리아 홀에서 불가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 정규 시즌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6월 24일 이탈리아 로마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초연의 성과를 유럽 전문 오케스트라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는 후속 무대다. 로마 공연에서는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의 작품에 로마 현지 오케스트라ᄋ합창단과 제주유스코러스가 함께해 제주4·3의 아픔과 평화의 가치를 음악으로 전했다.
1948년 창단된 불가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은 방송과 녹음, 현대음악 연주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불가리아 대표 방송교향악단이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한국 작곡가의 대규모 창작 레퀴엠이 이 교향악단 정규 시즌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제주4·3의 문화예술적 세계화에도 의미를 더한다.
지휘는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태정이 맡는다. 소프라노 에이자 김, 제주4·3 유족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 극장 소속 테너 부종배, 바리톤 리스 젠킨스가 출연하며, 불가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과 국립방송합창단, 국립방송어린이합창단, 제주유스코러스가 함께 무대에 선다.
작품은 13악장, 약 60분 분량의 창작 레퀴엠으로 구성됐다. 제주4·3의 상실과 애도에서 시작해 기억과 화해, 치유와 평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전통 라틴어 레퀴엠 형식에 제주 자장가 '웡이자랑', '이어도사나', 북촌 너븐숭이 '설운아기'의 기억, 아리랑과 제주어 등을 결합해 제주의 역사와 정서를 세계 관객에게 전한다.
특히 제주 청소년들이 직접 제주4·3의 기억을 세계 무대에서 노래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제주유스코러스는 지난해 로마 초연에서도 현지 전문 연주자들과 협연해 제주어 노래와 제주4·3의 메시지를 유럽 청중에게 알린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 일회성 공연에 머물지 않고 공연과 방송, 녹음, 음원, 악보 출판으로 이어지는 국제 문화예술 콘텐츠 구축을 목표로 한다. 공연 실황은 전문 녹음을 거쳐 음원으로 제작하고, 글로벌 디지털 유통과 악보 출판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연에 앞서 오는 19일에는 주불가리아 대한민국대사관 국경일 공식행사에도 제주유스코러스와 출연진이 참여해 제주어와 제주4·3의 기억을 담은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메세나협회, 파란엔터테인먼트, 사운드오브제주 등의 후원과 협력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