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 보상예산 불용 더이상 안된다
제주4·3 피해보상은 국가폭력의 책임을 인정하고 무고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다. 제주사회와 정치권이 오랜 세월 힘을 모아 특별법 개정과 국가보상 제도를 이끌어낸 결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 회계 결산 분석 결과, 어렵게 마련한 4·3보상 예산이 해마다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다른 사업 재원으로 전용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불용액이 1500억원에 달했고, 당초 2026년 완료 예정이었던 지급 일정도 2028년으로 밀린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심사 인력 보강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같은 문제가 되풀이됐고, 국회예산정책처도 시정 요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예산을 모두 집행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피해보상에 써야 할 재원을 재난대책비나 다른 사업에 활용하는 행태는 국가가 스스로 약속한 책임 이행을 가볍게 여기는 처사다.
4·3 피해보상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처럼 국가권력에 의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희생자와 유족에게는 화해의 손길이자 잘못을 바로잡는 정의 실현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지급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