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4.3평화공원 봉안관 옆 이설..역사 안내판도 설치
지난해 말 제주도가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4.3 역사 바로세우기’ 안내판을 설치한 가운데, 두 번째 안내판도 설치될 예정이다. 바로 4.3평화공원으로 옮긴 함병선 공적비다.
제주도는 28일(토) 오후 4시 4.3평화공원 봉안관 옆에서 안내판 설치 행사를 개최한다. 제주 특전휴양소 인근에 설치돼 있는 함병선 공적비를 평화공원 봉안관 옆으로 옮겨 이설했다.
함병선은 제주4.3 당시 ‘초토화작전’으로 불리는 강경진압작전을 주도한 책임자로 손꼽힌다.
함병선은 일제 지원병 준위 출신으로, 일본군으로 만주 지역 등지에서 중국군이나 항알 빨치산과 싸웠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정부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함병선이 연대장을 맡고 있던 육군 제2연대는 1948년 12월 19일 제9연대와 제주 주둔 임무를 교대한다. 함병선은 1949년 3월 2일 제주도지구전투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참모장을 맡아 3월 3일부터 마지막 주까지 초기 진압작전을 주도한다.
1949년 4월 1일 작성된 미군보고서는 제2연대 작전에 대해 “그들의 행위는 주로 반란군을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는 해안마을 사람들에 대한 보복에 한정됐다. 종종 마을 사람들을 재판의 혜택도 없이 즉석에서 대규모로 처형하기도 했다”고 밝힌다.
또한 1949년 2월 4일 제주읍 봉개지구(봉개리, 용강리, 회천리)에서 진행한 군사 작전으로, 집들이 모두 불에 타고 주민들이 수 백명이 집단 희생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한동안 함명리로 불렸는데 함병선 연대장의 성과 작전참모 김명 대위의 이름을 조합한 이름이다.
미군 비밀문서는 “(제주도지구전투사령부) 지휘권을 잡은 유재홍 대령은 전임자 함병선의 가혹한 작전(이 작전은 신분이나 무기의 소지 여부를 가리지 않고 폭도 지역에서 발견된 모든 사람을 사살하는 것을 포함한다)을 바꾸어 즉각적으로 사면 계획을 시작했다”고 밝힐 정도다.
함병선 공적비는 처음에 서귀포에 세워졌다가, 특전휴양소로 옮겨져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서 제주도는 4.3평화재단, 4.3희생자유족회와 함께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을 순차적으로 설치한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박진경 추도비에 ‘바로 세운 진실’이라는 안내판을 세웠다. 안내판에는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에 근거해, 4.3 당시 박진경 대령의 행적을 명시했다.
함병선 공적비는 4.3평화공원에 이설되고, 박진경 추도비 사례처럼 안내판도 함께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평화공원 안에 옮겨진 공적비는 막대한 피해를 불러온 ‘가해자의 역사’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려주는 일종의 교보재처럼 쓰일 전망이다.
방문자들이 밟으며 지나갈 수 있도록, 광주 민족민주열사 묘역과 5.18 자유공원 땅바닥에 매립한 전두환 비석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제주도는 경찰지서 옛터 표지석 10개소, 군경 공적비 2개소 등 4.3 왜곡 논란을 일으킨 시설물에 안내판을 계속 설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