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기억의 합류'…타지역 과거사와 평화·인권 연대
제주4.3희생자추념일을 앞두고 제주4·3유족과 제주도민을 비롯해 전국 대학생, 청소년, 시민단체가 하나가 돼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거대한 평화의 물결로 뒤덮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78주년 4·3추념식을 하루 앞둔 2일 제주시 일대에서 '4·3 평화 대행진'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관덕정,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시청 3곳을 출발해 '기억의 계승'과 '과거사 연대'라는 4·3의 핵심 가치를 온몸으로 구현했다.
관덕정에서는 전국 대학생들이 4·3 평화 선언과 문화공연으로 행진의 서막을 알렸으며,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는 청소년들이 체험 프로그램과 타악 퍼포먼스를 통해 4·3의 가치를 공유하며 첫걸음을 내딛었다.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는 유족과 시민단체가 참여한 '4·3특별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역사 왜곡 처벌 규정 마련의 시급성을 전국에 알린 뒤 행진에 나섰다.
세 방향을 출발한 행진단은 오후 5시쯤 하나로 뭉쳐 제주문예회관까지 공동 행진을 이어갔다.
합류 지점에서는 희생자 1만 5218명을 상징하는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가 펼쳐져 '기억을 계승'하는 순간을 표현했다.
행진 종료 후 문예회관에서 열린 선언 행사에서는 제주4·3을 비롯해 5·18민주화운동, 여수·순천 10·19사건 등 전국 과거사 주체들이 함께 '공동 평화 선언'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기억을 넘어, 함께 준비하는 80년의 약속'을 주제로 4·3의 가치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평화 바람개비 만들기, 동백 손수건 자수, 4·3 음식 나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됐고, 제주시청 일대에서는 4·3 기록 사진전이 열려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번 대행진은 같은 날 저녁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린 4·3 전야제와 연계해 진행되며, 4·3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유하는 연속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한 기억이 하나로 모여 연대를 구현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1만 5218명 희생자를 기억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4·3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4·3은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로,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이어져야 한다”며 “역사 왜곡에 단호히 대응하고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진실을 바로 세우는 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또 "우리가 기억해야 할 1만 5218명의 희생자와 1만 명이 넘는 이름도 없는 희생자를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랐던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도민과 유족 여러분과 함께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