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남 평산책방서 북토크 개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참석
제주4.3 제78주년을 맞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서 허영선 시인과 함께 하는 4.3 추념 북토크가 열렸다.
지난 3일 열린 북토크는 허영선 시인의 새 시집 ‘법 아닌 법 앞에서’와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를 다뤘다. 두 책 모두 도서출판 마음의숲에서 펴냈다.
‘법 아닌 법 앞에서’는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거나 행방불명됐던 도민들의 재심 과정에 주목한 시집이다.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는 4.3을 겪은 생존자들에 공감하며, 그들의 고통과 의지를 정제한 시집이다.
3일 북토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사전 신청으로 모인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허영선 시인을 소개하며 “평산책방이 4.3을 추념하며 3년째 열고 있는 북토크의 세 번째 초청 작가”라고 밝혔다.
앞서 평산책방은 현기영 작가의 ‘제주도우다’, 허호준 전 한겨레신문 기자의 ‘4.3, 기나긴 침묵 밖으로 19470301-19540921’ 북토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허영선 시인의 신작 시집 두 권을 소개하는 첫 번째 북토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허영선 시인은 ‘법 아닌 법 앞에서’ 속 ‘하늘의 피고인’들과 산 자들이 함께하던 법정 풍경, 그리고 시가 된 서사들을 낭송과 함께 풀어내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죄 없이 죄가 된, 법 아닌 법 앞의 사람들
모욕도 수치도 속수무책
법 아닌 법 앞에서
눈도 입도 다물던 사람들, 이제 한번
묻습니다 법 앞에서
거기 꽃 피었습니까
여기 꽃 피젠 헴수다
- ‘법 앞에서’ 중에서
알겠다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
차가운 물 속에
손을 담는 순간
일어서는 기억 한 조각
잊지 마라는 엄마의 그날처럼
- ‘아이가 아이에게 전하는 눈의 말’ 중에서
특히 직권재심 근거를 담은 2021년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허영선 시인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시 ‘법 앞에서’의 한 대목을 낭송해 줄 것을 즉석 요청했고, 화답해 직접 시를 낭송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허영선 시인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해녀들’, 산문집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역사서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등이 있다. 제주4.3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김광협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