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주년 4·3추념식에 이재명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외교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SNS 메시지를 통해 “다시는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이 희생하는 일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주도민과 4·3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동백꽃의 아픔을 감내하고 있는 제주도민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아려온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제주4·3은 그런 고민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민들은 국가폭력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받았지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공동체를 복원하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힘을 모았다”며 “4·3특별법 제정과 대통령의 사과, 피해 보상과 배상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유족과 시민사회, 도민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추념식에 참석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얼마 전 제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폭력 재발을 막기 위해 4·3사건 진압공로 서훈에 대한 취소 근거를 마련하고,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4·3특별법을 제정한 김대중 정부, 정부차원의 공식사과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 4·3희생자 보상 근거를 마련한 문재인 정부를 이어 가겠다”며 “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처가 온전히 치유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명예회복을 넘어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4·3을 다룬 영화 ‘내 이름은’을 시민들과 함께 관람했다. 그는 “4·3을 기억하고 책임지기 위해 바로잡겠다. 영화 속 주인공이 이름을 되찾았듯, 제주4·3의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주겠다”고 말했다.
반세기 넘게 이념의 굴레 속에 갇혀 있던 제주 4·3 사건은 이제야 비로소 봄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따뜻한 4월이 오래 머물 것이라 믿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추가4·3진상조사보고서’ 발간, ‘4·3유해발굴 및 채혈(DNA)’ 사업 등 해결해야 할 4·3과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
올해는 여느 4월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정치권의 4·3해결을 위한 다짐의 울림이 크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새 4월과 함께 봄이 가고 있다. 이 4월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라 비로소 뿌리내리는 계절이 되기 위해 제주지역사회는 한목소리로 중지를 모아 실천에 나설 때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