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관련 국내외 언론 보도를 매일 자동으로 수집·아카이빙합니다

[제민포럼] 성금요일, 제주에서 울린 또 하나의 레퀴엠

2026-04-23 · 1개 언론사, 1건 보도
제민일보
ko 2026-04-23 문효진

[제민포럼] 성금요일, 제주에서 울린 또 하나의 레퀴엠

제주에서 시작된 '평화의 노래'는 레퀴엠 형식으로 제주4·3의 기억을 세계와 연결하는 예술 운동이다. 로마 초연을 거쳐 제주성안교회에서 성금요일에 공연되며, 지역의 비극을 인류 보편의 이야기로 확장시켰다. 이 작품은 예술을 통해 기억을 재현하고 움직이게 하며, 공동체의 상처를 위로하고 화해를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문효진 비상임논설위원·사운드오브뮤직 대표

제주에서 시작된 한 곡의 노래가 로마를 거쳐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 한 작곡가의 손에서 태어난 '평화의 노래'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제주4·3의 기억을 세계와 연결하는 예술적 발화이자 하나의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로마 교황령 성당에서의 세계 초연은 상징적이었다. 오랜 시간 지역의 아픔으로 머물러 있던 제주4·3의 기억이 인류 보편의 언어인 레퀴엠 형식을 통해 세계 무대에 놓였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불리던 전통의 죽음의 미사가 제주인의 숨과 이야기로 채워졌고 그 안에 담긴 슬픔과 기도는 특정 지역의 비극을 넘어 인간 존재의 고통과 존엄을 묻는 질문으로 확장됐다.

그리고 다시 제주. 성금요일, 제주성안교회에서 울려 퍼진 '평화의 노래'는 그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응답이었다. 교회라는 공간에서 그것도 십자가의 고난을 기억하는 날에 레퀴엠을 통해 제주4·3을 위로한다는 시도는 낯설고도 필연적이다. 이는 단지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처를 직면하고 끌어안으려는 사회적·문화적 실천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라틴어 원곡을 한국어로 재구성하며 '공감의 언어'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레고리안 성가와 제주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