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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의 조상에게서 온 자손들을 한 곳에 묻었다… ‘내 이름은’

2026-04-25 · 1개 언론사, 1건 보도
미디어오늘
ko 2026-04-25 박꽃 이투데이 문화전문기자

백 명의 조상에게서 온 자손들을 한 곳에 묻었다… ‘내 이름은’

제주 4·3 사건 당시 학살된 희생자들의 합동 묘지인 '백조일손지묘'를 소개하며, 이 비극을 다룬 영화 '내 이름은'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되어 대중에게 사건을 알리고 시대적 연대를 형성하는 예술의 역할을 강조한다. 영화는 4·3의 고통과 국가 폭력의 세습 문제를 조명하며, 관객이 역사적 아픔을 공유할 계기를 마련한다.

제주에서 가장 일몰이 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알뜨르 비행장은 실로 시야를 가리는 것 하나 없는 너른 평원이었다. 도심의 생활 반경에선 누리기 어려운 대자연의 공기와 석양을 만끽하며 주변을 걷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묘비의 존재를 발견한 역설적인 순간을 그래서 더 잊지 못한다. 그토록 평화로운 자연이 깃든 곳에 ‘백조일손지묘’ (百祖一孫之墓)라는 생에 처음 본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백 명의 조상에게서 온 자손들을 한 곳에 묻었다’고 했다.

6·25 발발 뒤 두 달째인 1950년 8월, 사상적 불순분자를 예비검속(구금)하겠다는 명분으로 군인과 경찰이 제주 서쪽 마을 사람 백여 명을 잡아 가둔 뒤 총살했다. 비행장으로 썼을 만큼 너른 벌판을 고른 건, 도망치는 이들을 단번에 제압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 학살로 가족을 잃은 이들은 공권력의 핍박 속에 무려 6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기 피붙이의 시체를 찾아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얽히고설킨 채 삭아버린 유골들을 도저히 분별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한 곳에 매장했다고 한다. 각자 다른 뿌리에서 태어났음에도 죽은 뒤에는 그 식구들조차 알아볼 수 없게 돼 그저 한 집안의 자손인 것처럼 함께 묻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