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찬서 4.3 왜곡·폄훼 처벌 등 4.3유족 오랜 염원 해결 약속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근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 사건의 희생자와 유족들을 보듬었다.
4.3 왜곡·폄훼 처벌, 가족관계 정정 기간 연장,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4.3 진압 공로자 서훈 취소,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등 4.3 유족들의 오랜 염원 해결을 언급해 박수를 받았다.
29일 제주를 찾은 이 대통령은 제주시 회천동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4.3유족회와 점심을 함께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김창범 회장을 비롯해 장정언 고문, 생존희생자 김연옥 어르신, 오인권 4.3희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장, 양성홍 제주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임문철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 4.3유족회 역대회장과 임원진, 읍면 지회장 등이 함께했다.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문대림·김한규·위성곤 국회의원이 동석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오는 4월3일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4월2일부터 이틀간 국빈 방한 일정이 성사되면서 양국의 정상회담 일정이 예정됐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추념식이라 꼭 참석하려 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 아쉬운 마음에 며칠이라도 일찍 제주를 찾아 4.3 영령께 참배하고 여러분(4.3유족)과 함께하는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4.3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역사이다.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으로 도민의 10%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와 유족들은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슬픔에도 온전하게 애도할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다. 권위주의 정부에서 끊임없는 침묵을 강요당했다. 그럼에도 질곡의 역사를 끊어내기 위한 오랜 투쟁과 헌신은 모질 세월을 마침내 이겨내고 있다”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를 빌려 4.3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분투해 오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4.3은 현대사의 비극이었지만 도민들께서 보여준 4.3의 해결 과정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희생자와 유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 정부는 유족과 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4.3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4.3유족들의 오랜 염원 해결을 먼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 완결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 관계 작성 및 정전,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가족관계정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더 신경쓸 것이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아카이브기록관 건립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4.3희생자와 유족, 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헤집은 박진경 국가유공자 지정 논란을 의식한 듯 “희생자와 유족께 상처를 안겨준 4.3사건 진압 공로 서훈에 대해서도 취소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발언해 4.3희생자와 유족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더해 이 대통령은 “희생자 유해 안치와 관련해서도 유족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희생자들께서 유족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신원 확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4.3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국회와 협의해보겠다”며 4.3희생자와 유족들을 보듬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제주 공약인 국가 폭력 범죄 공소시효, 소멸시효 폐지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권 때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지만, 재입법을 통해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폭력으로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창범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몇 년 사이에 4.3 왜곡 행위가 지속되면서 유족회는 오영훈 도지사와 함께 4.3 왜곡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박진경 추도비를 시작으로 어제는 함병선 공적비도 옮겨 왜곡된 사상 역사를 바로잡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저희는 4.3의 진정한 봄을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함께 맞이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4.3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지원, 왜곡 처벌 골자의 4.3특별법 개정, 희생자 유족 추가 신고, 가족관계 정정 신청과 보상금 지급 신청 기간 연장, 아직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4.3피해자 재심, 유족회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또 국무총리 소속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4.3중앙위)’의 첫 가족관계 정정 대상인 고계순 할머니는 삼촌의 딸로 살다가 아버지의 딸로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를 바로 잡게 돼 감사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인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