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관련 국내외 언론 보도를 매일 자동으로 수집·아카이빙합니다
기사 제민일보

제주4·3을 '현재의 언어'로 소환하다…허영선 시집 출간

문화/예술 진상규명
요약

제주4·3의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담아낸 허영선 시인의 시집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가 출간됐다. 이 시집은 국가 폭력 속에서 삶이 단절된 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4·3의 상흔을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기억과 고통으로 다룬다. 시인은 성장의 시간을 빼앗긴 아이들과 불길 속을 건넌 여성들의 삶을 비극이 아닌 생존과 의지의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

제주4·3의 기억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불러낸 허영선 시집 「우린 천둥의 밤을 지나온 자들이어서」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제주4·3을 과거의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기억과 고통의 문제로 다루며 이를 문학적 기록으로 풀어낸다.

시인은 국가 폭력 앞에서 삶이 단절된 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학생복을 입어보기도 전에 희생된 아이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불길 속을 건너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극의 재현을 넘어 '살아낸 역사'로 형상화된다.

특히 시편 곳곳에는 '철을 잃어버린 아이들'과 같이 성장의 시간을 빼앗긴 존재들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4·3이 남긴 상흔의 깊이를 드러낸다.

시집은 연민에 머무르지 않고, 불 속을 건너온 여성들의 삶을 비극이 아닌 생존과 의지의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삶을 이어온 존재들의 주체성을 드러낸다.

시집은 기억을 환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각자가 4·3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어갈 것인지 묻는다.

장찬수 4·3 재심 부장판사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들의 슬픈 삶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며 "시인은 재판 현장을 지켜보며 4·3의 진실을 기록해온 만큼, 이러한 시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시집은 4·3 법정을 시로 다룬 첫 번째 생생한 증언시로, 아무도 몰랐던 고통을 세상에 내놓은 빛의 문장"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역사의 진실을 가슴에 새겨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영선 시인은 제주에서 태어나 활동해온 시인으로,「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해녀들」과 산문집, 4·3 관련 저작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또한 제주4·3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김광협문학상을 수상했다.

마음의숲. 1만3000원.

전예린 기자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