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보존회·애월문학회 등 지역 문학 공동체 한자리에 모여
김창집 작가, 표준어 풀이 없이 온전히 제주어로만 엮은 콩트 41편 수록
[제주도민일보 우종희 기자] ㈔제주작가회의가 7일 제주시 연북로 제주문학관 4층 대강당에서 김창집 소설가의 제주어 콩트집 ‘우영팟’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를 열었다.
제주어 홍보지에 실렸던 콩트 48편 가운데 41편을 가려 묶은 이 책은 표준어 풀이 없이 전면 제주어로만 구성돼 소멸 위기 제주어의 생생한 말맛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김창집 작가는 제주의 여러 고등학교에서 35년간 국어 교사로 재직한 뒤 정년퇴임했다. 1995년 ‘섬의 문학’에 단편 ‘옥석’을 발표한 이후 제주4·3 연작소설 ‘섬에서 태어난 죄’, 제주어 연작소설 ‘또럼’ 등을 통해 제주 현대사의 상처와 섬 사람들의 삶을 꾸준히 그려온 원로 소설가다. 제주작가회의 회장을 지냈고 현재 예역문학회와 ㈔제주어보존회 이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학 현장을 지켜오고 있다.
이날 북토크는 강덕환 제주문학관 명예관장의 진행으로 작가의 미니 강연, ‘우영팟’ 수록작 낭독, 대담, 관객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제자로 인연을 맺어 지금은 문학 동지로 함께 걷고 있는 김지태 씨 등도 객석에 자리해 스승과 제자의 오랜 인연을 확인했다.
김 작가는 이날 인사말을 제주어로 준비해 와 “시내버스도 잘 안 다니는 데인데 우째 이리 속아 왔느냐”며 웃음을 끌어냈다. “늦깎이로 낸 책 하나를 두고 출판기념회 비슷한 자리를 만들었다”며 쑥스럽지만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작가는 콩트 형식을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짧은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여러 제목 후보 끝에 “여러 이야기가 모여 자라는 텃밭 같은 느낌”을 살려 표제를 ‘우영팟’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주말에는 제주 사람 인심과 따뜻한 정이 들어 있다”며 “요즘 노인 고독사나 인간관계가 끊어지는 세상살이를 보며 그런 현실을 제주어 콩트 속에 꼭 집어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작가회의가 순수문학에 머물지 않고 잘못된 현실을 고발하고 따져 묻는 문학을 중요하게 여겨온 점을 강조하며 현기영의 ‘순이 삼촌’과 자신의 4·3 연작 ‘섬에서 태어난 죄’ 등을 예로 들었다.
김 작가는 또 2010년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 위기 단계로 분류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때 ‘이제는 정말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평소 제주말로 많이 써왔지만 이제는 글 속에라도 제주어를 단단히 심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일상에서 제주어를 쓰지 못하더라도 문학 작품 속에 남겨두면 훗날 연구자들이 성경 히브리어를 들여다보듯 텍스트를 통해 제주어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작품 속에 제주어를 더 많이 심어 넣어 도망가지 못하게 꽉 붙들자”고 청중에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