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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주일보

제주4·3평화재단 신임 이사장에게 거는 기대

명예회복 진상규명
요약

임문철 신부가 제주4·3평화재단 제10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추가진상조사의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일제주인 피해 조사가 공식 추가진상조사 항목에 포함된 의미를 조명하면서, 그동안 지연된 보고서 작성의 조속한 진행과 함께 내용의 충실성을 기대하고 있다.

임문철 신부가 지난달 13일 제주4·3평화재단(이하 재단) 제10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 이사장이 제주 종교계의 원로로서 4·3운동에 헌신해 온 것은 일본의 4·3운동 관계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며, 이곳 일본에서도 환영과 기대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취임식에 임한 임 이사장은 “유족과 제주도민, 4·3 관련 단체들과 함께 재단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히면서, “제주4·3사건 추가진상조사보고서를 더욱 충실히 기록·정리해 4·3의 역사가 보다 온전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임 이사장이 각별히 강조한 추가진상조사는 2021년 전부개정된 4·3특별법에서 명시된 핵심과제 중의 하나이다. △지역별 피해 △행방불명 피해 △군·경 토벌대 조사 △연좌제 △재일제주인 피해 △미국의 역할 등 6가지 과제를 재단 조사연구실이 위임받아 2024년 중에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었다. 보고서는 4·3중앙위원회 추가진상조사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의 공식 문서로 확정되는 절차를 밝게 돼 있었다.

공적인 추가 진상조사 항목에 재일제주인의 피해 실태 조사가 포함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 하겠다. 4·3 당시 죽음의 땅을 떠나 수많은 제주인이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 한국인 사회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 일본 오사카가 ‘4·3의 제2의 현장’으로 일컬어질 만큼, 제주4·3과 재일제주인 사회의 관계는 깊다. 그런데도 2003년에 확정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는 그러한 재일제주인의 피해실태는 거의 조명되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4·3을 직접 경험한 재일제주인과 그 유족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 왔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폭넓은 구술 조사와 자료 수집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이를 위한 조사팀이 일본 내 4·3운동 관계자와 학자 등으로 구성되어 재단의 위탁을 받아 조사를 해왔고, 그 결과물이 2024년 10월 재단에 제출되었다. 일본에서의 조사결과가 최종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리고 보완 조사의 필요성 여부 등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6개 항목을 종합한 재단 보고서 작성이 예정보다 지연된 데다, 보고 내용을 심의할 추가진상조사분과 위원 임기 만료와 공석 위원 선임 지연 등으로 그동안 보고서 심의는 거의 진척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지난 3월에 이르러서야 바야흐로 새로운 분과위원 구성이 완료되어 보고서 심의가 재개됐다고 한다. 임 이사장이 추가진상조사를 언급하면서 “속도를 내겠다”라고 다짐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도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이미 지연된 만큼, 시간을 넉넉히 들여 제대로 된 보고서 작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일본에는 제주도를 고향으로 하는 한국인이 약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제주 4·3 문제 해결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에서 재일제주인은 그에 걸맞은 비중의 대우를 받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임 이사장께서는 추가진상조사를 비롯해 재일제주인의 4·3 피해 실태에 대해 보다 세심한 배려가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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